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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 GuestBook
'역사교과서'에 해당되는 글 1건

2006/12/01 14:01, 논평 스크랩
종래의 소위 '꼴통보수'의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나름대로 깃발을 바꿔 단

뉴라이트 사람들이 이번에 역사교과서 시안을 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유신과 5.16 군사쿠데타에 대한 마지못한 부정적 평가 약간에, 마치 그것을

변명이라고 하려는 것처럼 장황하게 그 정당성이나 긍정적 가치를

기술해 놓음으로서 그 역사적 과오를 묻으려는 인상을 받은 것이

과연 저 혼자만의 생각인 것일까요?




이 나라의 우익이 갖는 생각이나 역사관에 경계심을 갖게 되는 것은

그들의 기본적 생각이 일본의 후소샤 교과서를 만드는 '새역모'의 꼴통들과

근본적으로 별 차이가 없어보이기 때문입니다. 말로는 5.16을 쿠데타였다고

짤막하게 한 줄 기술하고 있지만, 이후 이어지는 경제발전에 대한 찬사는

5.16 자체를 쿠데타라고 불러온 기존의 시각에 대한 반발심리까지 엿보입니다.

유신의 경우는 더하죠. 독재 연장의 개인적, 정치적 야심 하에 대한민국의

이념적 정체성을 근간부터 흔들었던 사건에 대해서는 아예 국가발전에 필요한

강력한 추진력의 원동력이었던 것처럼 기술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쯤 해서 하나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박통 시절이 좋았다고 하시는, 이른바 '보수우익' 여러분,

당신들의 이념적 기반은 뭡니까? 다들 들어보면 마치 스스로를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전사' 정도로 생각들 하시는 모양인데

제가 보기엔 가관도 그런 가관이 없네요.

'공산주의'에 반대하고 빨갱이를 때려잡으면 민주주의인가요?

죄송하지만 그런 일은 대표적인 독재자였던 히틀러나 뭇솔리니도 했던 일입니다.

그럼 그 사람들이 '민주주의자'들인가요?

심지어는 뉴라이트 기사 답글들을 보면,

'민주주의가 밥 먹여 주느냐', '민주주의 운운하던 것들이 경제를 망쳤다',

이런 얘기들이 심심찮게 목격됩니다. 다시 말하면, 과거 박통의 경제 발전에

지나치게 방점을 찍은 탓인지는 몰라도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는 겁니다. 분명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이념적 기반으로 하는

국가인 만큼, 이런 분들은 조금 심하게 말하면 '반체제, 반국가적 인사'라고

불러도 크게 잘못된 표현이 아닐 수도 있겠네요.

이쯤 되면, '보수우익'의 이른바 이념이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제기가

심각하게 제기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스스로를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생각하는 보수우익은 한 명도 없겠지만, 여러분들이 보여주는 태도들은

분명 그런 인상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답글까지 달고 계시지 않습니까?





일반인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뉴라이트의 지도급 인사들, 그래도 제법

배웠다고 자부하는 분들도 이러한 비판에서는 자유롭지 못합니다. 엄밀히 말해

박정희 대통령은 민주주의자가 아닙니다. 시장경제를 옹호하고, 공산주의에

반대한 독재자일 뿐입니다. 당신들의 태도는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합법적으로 수립된 민주주의 정권을 불법적으로 뒤집은 사람들에 의한 것이라도

결과가 좋았으니 그 원인도 긍정적일 수 있다는 것으로밖엔 해석이 안 되네요.

역사 기술에서는 공과가 객관적으로 분명히 기술되어야 합니다. 경제 발전은

그것대로, 정치적 문제는 그것대로 평가될 일이지 둘이 무슨 인과관계라도

있는 것처럼 기술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낳습니다. 거듭 말합니다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당신들의 역사기술 태도는 대한민국의

국가적 정체성이야 어쨌건, 민주주의를 부정했건 어쨌건 밥 먹고 살 만 하게

만들어준 사람이면 다 용서되고 추앙받아야 한다는 태도와 다를 게 없습니다.

만일 히틀러가 2차대전에서 승리를 거두어서, 독일 국민들이 그의 인종청소나

독재적 행태에도 불구하고 국가적 자존심을 드높인 영웅으로 추앙했다고 하면

모르긴 해도 세계적으로 웃음거리가 되었을 겁니다.

다분히 '목적성'을 강하게 띤 당신들의 역사 기술, 그것도 교과서 기술이

경고등을 점멸하게 만드는 이유는 당신들의 정치적 목적에 의해 이를 배우는

학생들이 왜곡된, 혹은 다분히 유도된 역사인식을 갖고 살아가게 된다는 겁니다.

그것은 분명 죄악입니다. 우리가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분노하는 것처럼...




작금의 노무현 정권이 보여주는 일련의 참담한 실패는, 노무현과 집권여당의

무능에서 비롯된 것일 뿐이지, 결코 민주주의 자체의 실패는 아닙니다.

그런데 뉴라이트 진영의 인사들은 '민주주의가 뭔데'라고 외치는 일반인들의

왜곡되고 모순적인 시각을 바로잡기는 커녕, 그걸 정치적으로 이용하는데

급급합니다. 당신들은 바둑돌이 때에 절었건 어쨌건 집만 지을 수 있으면

무슨 상관이냐는 생각인가요? 추종자들이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들인데도

당신들의 지지층이니까 표는 따놓은 당상인데...이런 식인가요?

당신들이 해야 할 일은 이런 식의 왜곡된 역사교과서를 낼 일이 아니라

당신들과 추종자들의 이념적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면 추종자들을 선도하건 계몽하건 해서 잘못된 시각을

바로잡는 일일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들 역시 심하게 말해서

대한민국의 이념적 근간인 민주주의를 부정하거나 무시하는 반체제적

인사들이라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박정희 정권의 경제발전, 분명 오늘날의 우리나라를 만든 대도약의 틀입니다.

물론 정경유착이나 노동착취 등의 부정적 요소들이 비판의 대상이 됩니다만

그것은 그것대로 역사적 평가를 내리면 그 뿐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정치적 잘못에 대한 면죄부로 악용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도구로 이용하는 것은 분명 비판받을 일입니다. 하물며 역사교과서에서는...





제발 합리적인 사람들이 세상을 이끌어 나가고, 함께 협력하면서 사는

그런 대한민국이 되길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아고라 스틱스11님 글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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